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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22일 일요일

마법의 병조림(고테라 미야 著 박문희 譯 스타일조선 2013년) 바람서적 서평


 볼 책보다 팔 책을 더욱 신중하게 고르다 보니 정작 내가 알고 지내던 보물을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내가 사 보고 마음에 안 들면 그만이지만 별 가치 없는 책을 다른 사람에게 사게 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에 더욱 까다로워지는데 한참 후에야 이거 정말 좋은 책인데 하고 떠오르는 책들이 있다오늘 소개하는 마법의 병조림(고테라 미야 저 style조선 출판2013년 6)”이 그렇다특히 요즘과 같이 장보기 어렵고 집에서 삼시세끼 챙겨 먹어야 하는 때에 정말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이 책이 새로 막 나와 책방에 신간으로 소개될 때 초판 1쇄를 구입한 책인데 이 책관 관련해 나름의 일화가 있다당시 교보문고에서 보고는 바로 사오게 된 책인데 집에 와 찬찬히 읽어보다 83페이지에 과정 사진이 잘못 들어가 있는 것을 보고 출판사에 연락했더니 감사하다며 수정된 책이 나오면 보내주겠다고 했다그 후 출판사로부터 책이 도착해 신나서 뜯어보았더니 같은 초판 1쇄라 잘못된 사진이 그대로 들어간 오류본을 보내준 것이었다오류를 알려준 값으로 받게 된 책이라 또 새 책을 보내 달라고 하기에는 염치가 없고 내용상의 문제가 없어 그 책을 지금까지 갖고 있다가 이번에 판매를 하기 위해 새로 시켜 받아보니 2014년에 나온 3쇄본이었는데 해당 페이지 사진이 수정되어 있는 것을 뒤늦게나마 확인하게 되어 나름 뿌듯하였다원래 사진이 뭐였는지 지금까지 궁금했던 나도 드디어 확인하게 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각종 보존식을 만드는 것을 알려주는 책이다그 때만 나오는 제철 식재나 혹은 우연히 잔뜩 생긴 재료를 알뜰하게 사용(대량소비)할 수 있도록 일본식서양식 반찬조미료간식거리나 시럽 등으로 만들어 보존하는 방법과 그것을 활용해서 만드는 요리를 알려주는 매우 실용적인 책이다요즘같이 장을 자주 보러 나갈 수 없어 한 번에 많은 양을 사게 되어 그것을 두고 두고 먹어야 할 때와 또 요즘같이 집에 갇혀 외식도 배달식도 꺼려져 매 끼니 밥을 차려야 할 때 한 번 노동으로 간편하게 이것 저것을 차려낼 소위 밀프렙(meal prep)’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책이다.
2013년 책을 구입한 이후 지난 7년간 여기에 실린 나온 레시피를 이것 저것 시도해보았다대부분 성공적이었고 맛있었으며 꽤 할 만했고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았다그 중 간장 다짐육(p.65)’ ‘코울슬로(p.137)’, ‘생강 시럽(p.175)’는 각각의 재료(돼지고기다짐육양배추생강)가 많이 있거나 생각날 때마다 만들어서 요긴하게 잘 먹는 고정이 되었고 ‘간장 소스(p.205)’는 항상 만들어 놓고 간장양념 요리(우엉조림멸치볶음 등)를 할 때마다 사용한다너무나 유용한 책이라 이 저자의 요리책이 더 있는지 찾아보니 한국에는 이 책 외에 번역된 책은 없었고 다만 일본에는 마법의 병조림의 속편이 나와 있고 가격이 별로 비싸지 않길래(당시 약 8000바로 구매했다손바닥 만한 아주 작은 책이 도착해서 깜짝 놀랐다하지만 이 책도 책에 실린 레시피 하나 하나가 너무나 유용하고 소중한 책이라 참 좋았고 한국어 번역이 나왔으면 하는 기대가 있었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는 걸 보니 안타깝다.
 ‘병조림이라는 것은 영어로 하면 ‘Canning’일텐데 사실 실온보관을 하기 위해 이 책에 소개된 것만 믿고 안일하게 병조림을 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일정 산도(酸度이하에서는 무서운 보툴리누스균이 증식하게 될 우려가 있기에 과일잼이나 토마토 외에 고기나 콩생선 등을 장기간 실온보관용으로 병조림하려면 꼭 Pressure Canning을 해야 한다그러나 만들어 두고 몇 주안에 소비할 요량으로 냉장 혹은 냉동보관을 하는 거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
요리를 아주 못하거나 초보인 사람에게는 별로 추천하지 않고 요리를 조금 하고 또 자주 하는 사람에게 유용할 책이다사실 표지의 딸기 우유잼에 이끌려 샀는데 단 걸 별로 안 좋아하는 데다가 우유 끓이는 게 번거로워 막상 만들어 보지는 않았다책을 읽다 보면 조금 깨진 듯한 흐릿한 사진이 몇 개 있어서 거슬리는데 아마 원서가 손바닥만큼 작은 책이라 이 책에 실린 사진을 한국어본에 맞게 크게 확대하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겼던 것이 아닌가 싶다이 부분도 수정판에서 수정되어 나왔으면 더욱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이 책은 일본에서는 2012년에 나왔고 2013년에 한국어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속편은 2015년에 나왔는데 이 책도 부디 번역되어 나오길 빈다.
저자인 고테라 미야(こてら みや)’를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은 영상과 정보를 찾을 수 있었는데 책을 읽고 상상만 하다 직접 보니 재미있다책에서 본인의 집이 작지만 넓은 베란다가 있어 이것 저것 심어서 길러 먹는다고 했는데 바로 그 정원과 좁은 부엌을 볼 수 있어서 아래 첨부해둔다.

50년 이상 된 저자 자택 인테리어 공개 기사  
저자의 정원 소개영상 
저자가 주방에서 아침에 된장국 만드는  영상 

바람서적이 이 책을 읽고 직접 만들어 본 것들
p.45 풋고추 된장 (한국인 입맛에는 달았다)
p.65 간장 다짐육 (바짝 볶아 냉장 혹은 냉동하면 너무 유용 - 볶음밥 마파두부 순두부찌개 단단면 등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p. 75 햇생강 초절임(시판에 비해 맵고 덜 달았으나 괜찮았음)
p.83 배추절임 (김치에 비해 깔끔한 맛)
p.95 파프리카 오일절임
p.99 가지 오일절임
p.127 믹스피클
p. 137 코울슬로 (별 거 없어 보이는데 막상 따라 만들면 매우 맛있음)
p.173 레몬시럽 (시키는 대로 해야 예쁜 노란색 시럽이 됩니다열을 더 가하면 누런 호박색이 됨)
p.175 생강시럽 (스파이시 상쾌)
p.199 무침 드레싱 (일본인에게 배우는 한국 드레싱)
p.201 간장 다시 (시판 쯔유 대신)
p.205 간장 소스 (처음 만들어본 이후 절대 떨어지지 않게 항상 만들어 둡니다)
p.209 스시 식초 (만들어 두면 편함 시판보다 깔끔)
p.211 유자 폰즈 (유자는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 레몬으로 만들었는데 맛있었음)
p.229 마라유 (더 맵고 스파이시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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